IRP계좌란 무엇이며 어떠한 종류가 있는지 알아보고, 특히 IRP계좌는 어디에서 개설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인지 알아보겠습니다.
IRP계좌란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제 주위에는 한 직장에서 오랫동안 20년 이상 근속한 분들이 많은 관계로 의외로 IRP계좌에 대하여 모르는 분들이 꽤나 많습니다. 그래서 IRP계좌란 무엇이냐고 여쭤보면, 어떤 분은 퇴직할 때 퇴직금 받는 용도라고 말씀하시고, 어떤 분은 연말정산에서 세액공제를 받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는 둘 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IRP는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의 약자로 '개인퇴직연금' 정도로 해석됩니다. '개인퇴직연금'이라는 용어의 의미는 공적연금인 국민연금(노령연금)만으로는 노후 생활을 보장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에 그 외 개인이 직접 본인의 노후를 위하여 가입하는 개인연금이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그런데 상세히 들어가면 IRP계좌는 크게 아래와 같이 의미상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 퇴직금을 받는 용도 : 한 직장에서 은퇴 시까지 평생 한 직장에 다니시는 분들이라면, 퇴직금이 매우 큰 목돈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 같이 이직이 잦은 시대에 퇴직금을 받을 때마다 사용을 한다면 아마도 은퇴할 때쯤 퇴직금은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직이 잦았다 하더라도 평생 동안 여기저기 회사에서 받았던 퇴직금을 쓰지 않고 모아놓았다면 그 퇴직금이 있는 장소가 바로 IRP 계좌일 것입니다.
- 세액공제 및 개인연금 준비 용도 : 매년 연말정산 때마다 IRP계좌 혹은 연금저축펀드를 이용하여 연간 최대한도 900만 원에 대하여 13.2% 혹은 16.5%의 세액공제를 받으면서 만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수령할 목적으로 개인이 준비하는 연금의 기능 또한 IRP계좌가 가지고 있는 기능입니다.
그런데 위에서 말씀드린 IRP의 용도에 대하여 개념적으로 분류가 가능하다는 것이지, IRP계좌에 가입 시 용도에 따라 IRP계좌를 선택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IRP계좌를 운영하는 측면에서 위의 두 가지 용도에 맞게 2개 이상의 IRP계좌를 운용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돈에 꼬리표가 따로 달려있는 것이 아니기에, 만일 하나의 IRP계좌에서 운용한다면 내가 그동안 받았던 퇴직금과 내가 매년 납입한 개인연금이라는 형태가 한 계좌에서 섞이게 되어 원천적으로 분리가 안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를 구분한다고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살아가다 보면 혹시라도 IRP계좌를 해지하여 목돈을 사용해야 할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IRP계좌는 일부인출이 거의 불가능하고 돈의 일부를 인출하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전체 해지를 해야만 합니다. 물론 해지 시 예상치 못한 세금 또한 부과됩니다.
- 퇴직금이 있는 IRP계좌의 해지 : 퇴직금에 대하여 퇴직소득세를 내야 합니다. 그나마 원래 내야 하는 세금이니 그렇게 불이익이 크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통상 퇴직소득세는 일반적으로 저율이니 큰 부담은 없습니다.
- 개인연금이 있는 IRP계좌의 해지 : 그동안 세액공제받았던 원금과 운용하면서 발생한 수익에 대하여 16.5%의 세금이 부과됩니다. 만일 세액 공제 단계에서 13.2%를 받으셨던 분이라면 결과적으로 손해가 발생하게 됩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IRP계좌는 ① 퇴직금을 담는 용도 ② 개인연금을 운용하는 용도로 두 개를 만들어 따로 분리 관리하시기를 추천드리는 겁니다.
퇴직금의 소득세 계산은 아래 글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만일 20년 근속 이후 받은 퇴직금이 1억 원이라면, 퇴직소득세는 비교적 저율인 1.1%, 약 110만 원이 발생합니다.
퇴직금 IRP 및 개인 IRP 계좌 개설 시 첫 번째 고려사항(IRP 수수료)
IRP계좌는 1인당 몇 개씩 만들 수는 있으나 보통은 한 개의 금융사별 1개씩의 IRP계좌만 개설이 가능합니다. 그럼 IRP계좌는 어디에서 개설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우리가 알고 있는 제1 금융권의 은행, 삼성생명 같은 생명보험사, 삼성화재, 현대해상 같은 손해보험사 그리고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같은 증권사까지 다양하게 개설이 가능합니다.
다시 정리하면, 이제 우리는 은행 vs 생명보험사 vs 손해보험사 vs 증권사 이렇게 4가지 정도의 금융권에서 IRP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선택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일단 IRP계좌를 어디 가입할지를 선택하면서 가장 먼저 고려하셔야 할 사항이 바로 'IRP 수수료'입니다. 아래 그림은 금융감독원에서 조회한 각 금융사별 수수료를 비교한 것입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보험사 IRP 수수료가 평균 0.35%로 가장 높고, 은행권이 0.29%, 그리고 증권사가 0.18%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증권사에서는 비대면으로 IRP계좌 개설 시, 수수료는 면제인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가끔 은행권에서도 IRP수수료면제 이벤트를 실시하지만, 궁극적으로 비싼 수수료가 부과되는 은행권에서 IRP계좌를 개설하는 것은 합리적인 판단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2억 원을 10년 동안 운용하면서 연간 수수료 보험사 0.35% vs 은행 0.29% vs 증권사 0%를 적용하여 부과되는 10년 동안의 총수수료는 보험사 700만 원 vs 은행권 580만 원 vs 증권사 0원입니다. 게다가 여기서 발생하는 수수료는 수익이 발생하면 '원금 + 운용수익 전체'에 수수료가 부과되니 실제 수수료는 이보다 더 클 것입니다.
☞ 금융사별 IRP계좌 수수료는 바로가기는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IRP에서 투자할 상품 고르기
IRP계좌에서 발생하는 수수료에 대한 부담 때문에 증권사 IRP를 선택해야 하는 부분은 인정하겠으나, 도저히 원금 손실에 대한 부담 때문에 증권사 IRP 개설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증권사에서 개설한 IRP계좌에서도 일반 은행권에서 판매 중인 예금 형태의 '원리금 보장형 상품'을 얼마든지 매수하고 가입이 가능합니다. 아래 그림은 금융감독원에서 뽑은 미래에셋증권 IRP 및 삼성증권 IRP계좌에서 매수 가능한 다양한 '원리금보장상품'에 대하여 정리한 표입니다.
일반은행에서 발행하는 예금뿐 아니라 저축은행 예금상품까지 얼마든지 증권사에서 만든 IRP계좌를 이용하여 수수료 없이 '원금보장형 상품'에 투자가 가능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에 대한민국에서 금융권에 대한 접근 방식이 보험사나 은행권이 좀 더 친숙하고, 증권사라고 하면 주식투자만 가능하다는 선입견에서 비롯된 결과가 아닌가 판단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오로지 원금보장형 상품에만 투자하는 것보다는 최근 많이 접근하시는 '국내상장형 해외 ETF'와 병행하시기를 권유드립니다. 아래 그림은 일본, 호주, 미국 등과 비교한 대한민국의 개인연금에 대한 연평균 수익률을 정리한 그래프입니다. 대한민국의 연평균 수익률은 2.5%로, 일본 5.5%, 호주 7.7%, 미국 8.6% 대비 그 차이가 매우 큽니다. 오로지 '원금 보장형 = 원금 + 약간의 이자'라는 형태의 투자로는 노후에 의미 있는 개인연금 규모를 만들기 어렵다는 결론입니다.
사실 IRP계좌가 연금저축펀드와 다른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위험자산의 투자 비중을 70%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최소한 30% 이상은 안전자산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의 성향에 따라 안전자산으로 분리되는 예금상품이나 '만기매칭형 ETF' 혹은 'KODEX CD금리 액티브(합성)' 등을 IRP에서 30% 이상 비율로 매수하고, 나머지는 주로 미국 지수를 추종하는 'TIGER 미국 나스닥 100', 'TIGER 미국 S&P500' 등의 ETF도 매수하는 것을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10년 이상의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IRP 개인연금의 특성상 비록 과거가 모든 미래를 보장하지 않지만, 결국 과거의 지표를 기반으로 판단하면 미국의 지수를 추종하는 투자 결과는 나스닥의 경우 과거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이 18.03%라고 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대한민국의 개인연금 수익률이 낮은 이유와 미국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를 알았다면 이제 실천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퇴직금 IRP 계좌 및 개인 IRP 계좌 개설 마무리
개인적으로 2010년도에 모보험사의 개인연금에 가입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월 25만 원씩 10년을 납입하고 보험납입기간이 끝나고 2024년까지 약 4년 정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별생각 없이 살아오다가 현재까지 쌓인 연금액을 확인하니 정확히 3,470만 원이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대체 금리가 얼마나 되는지 제가 계산을 해 보았습니다.
- 10년 동안 총 납입원금은 3,000만 원이었으며, 단리 1.68%로 계산하였습니다.
- 10년 동안의 금리를 1.68%로 계산하면, 이자는 10년 동안 254만 원이 발생합니다.
- 10년 만기 시점에 '원금 3,000만 원 + 10년 동안의 이자 254 만원 = 3,254만' 원입니다.
- 약 4년 정도 보험을 유지했으니, 3,254만 원에 동일하게 1.68% 금리를 적용하면, 4년 동안 218만 원이 발생합니다.
- 최종적으로 '원금 3,000만 원 + 10년 동안의 이자 254만 원 + 보험 만기 이후 이자 218만 원 = 3,472만 원'입니다.
- 저는 젊은 시절 보험사에 가입한 연금을 통하여 14년 동안 연평균 1.68%의 금리를 받았습니다
위의 시뮬레이션 결과에서 실제 보험사가 가져간 수수료가 얼마인지 정확히는 모릅니다. 다만 모든 비용을 제외하고 결과적으로 내가 취한 이득이 14년 동안 평균적으로 계산하면 금리는 1.68%라는 결과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대한민국의 개인연금 수익률이 왜 이렇게 낮은 지를 보여주는 저의 경험을 통한 예시입니다.
실제 대한민국의 개인연금 운용에 대한 결과를 보더라도 아래와 같이 보험사를 통한 운용이 2022년 기준으로 약 71%에 이릅니다.
국민연금, 개인연금, 퇴직연금, 연금저축 등 대한민국의 개인연금운용 통계는 아래 글 참조 하십시오.
지금 현재 저는 보험사 연금을 증권사 IRP계좌로 이전하여, 주로 나스닥 100, S&P500을 추종하는 ETF와 '월고배당 ETF'를 중심으로 매수하여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위에서 제가 14년 동안 운용했던 보험사에서의 원금보장형 개인연금보다는 수익률이 좋게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월고배당 ETF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아래 글 참조 하시기 바라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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