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연금은 크게 국민연금, 직역연금, 개인연금, 퇴직연금 등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그럼 과연 그 비율과 수익률은 어떠할까요? 우리는 노후준비를 위하여 국민연금만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요? 통계를 통하여 문제점을 알아보고 우리가 당장 행동해야 할 사항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연금의 종류 및 연금이란 무엇인가?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아마도 평생 가정주부로 사셨던 분이 아니라면, 대부분 최소한 국민연금정도는 이미 가입이 되어 있으실 겁니다. 연금이란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소득을 창출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한 장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럼 국민연금만으로 노후에 충분히 살아갈만할까요?
아래 그림은 대한민국의 국민연금의 1인당 평균 수급액을 지역별로 나타낸 그림입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1인당 평균 월 54만 원을 받고 있으며, 2024년 대한민국의 2인가족 기준 중위소득이 368만 원임을 감안하면 국민연금만으로 노후를 살아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판단입니다.
그래서 국가에서는 공적연금인 국민연금 외에도 기타 개인연금에 가입하도록 권유하고 정책적으로 유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매년 연말정산에서 개인연금인 IRP, 연금저축펀드 등에 납입한 금액에서 최대 900만 원까지 16.5% 혹은 13.2%의 세액공제의 혜택을 제공합니다. 그럼 대한민국에서 그동안 개인연금에 대한 수익률은 어떠했을까요?
아래 그림은 일본, 호주, 미국 그리고 대한민국의 개인연금에 대한 연평균 수익률을 그래프로 나타낸 것입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대한민국은 2.5%로 일본의 5.5%, 호주 7.7%, 미국의 8.6보다도 월등하게 낮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럼 이러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 같이 대한민국에서 개인연금에 대한 관리는 대부분 '원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즉 '납입원금 + 약간의 이자'라는 형태로 운영되기에 위와 같이 연 수익률이 통상 우리가 인지하는 금리 수준으로 밖에 반영이 안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퇴직금의 경우에도 회사를 다니면서 퇴직 시 받게 되는 퇴직금의 계산방식인 '3개월 평균월급 * 근속연수'라는 형태가 바로 원금보장형 방식의 DB형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럼 실제로 대한민국의 국민연금, 개인연금, 퇴직연금, 연금저축 등 연금 운용방식의 비율 및 과거 수익률에 대한 통계를 통해 시사점을 제시하겠습니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의 운용 규모 통계
아래 자료의 근거 데이터는 '금융감독원 연금 통계'에서 발췌하여 정리하였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연금 기금조성 규모가 1,000조 원이 넘었다는 기사를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실제 국민연금(NPS)은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 일본 공적연금(GPIF)에 이어 3번째로 규모가 큰 세계 3대 연기금으로 불린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의 2023년 GDP 규모가 2,236조이니, 1년 GDP의 50% 수준인 1,000조 원을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의 규모에 대하여 감이 오시리라 판단됩니다.
아래 그래프는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의 규모를 2015년부터 2022년까지 그래프로 나타낸 것입니다.
-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의 총합은 2015년 927조 → 2022년 1,612조로, +685조 + 74% 증가하였습니다.
- 동 기간 기준으로 국민연금 +74%, 퇴직연금 +166%이나 개인연금의 증가율은 +34%입니다.
- 전반적으로 대한민국에서의 개인연금은 아직 대중적으로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판단입니다.
- 그리고 재밌는 것은 2021년 → 2022년 사이에 국민연금이 948.7조 → 890.4조로 처음으로 감소하였습니다.
- 그래서 그 이유를 찾아보니, 2022년도 증시하락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었습니다.
- 그리고 2024년 1월 기준으로는 1,048.8조로 다시 증가한 결과로 나왔습니다.
- 개인적으로는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국민연금 고갈'에 대한 문제가 벌써 시작되었나 하는 관점이었으나,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2022년 기준 연금의 비중을 살펴보면, 국민연금 55%, 퇴직연금 21%, 개인연금 24%입니다. 위에서 제가 국민연금만으로 노후 준비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럼 그 대안으로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이 필요한데 그 규모가 국민연금의 50% 수준이니, 결과적으로 노후빈곤에 대한 취약한 연금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과 함께 대표적인 공적연금에는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등의 '직역연금'과 주택연금이 있습니다.
연도별 각 기금에 대한 추이도는 아래 그림을 보시기 바랍니다.
-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등은 특정직업군에 해당하는 분들의 연금입니다.
- 그런데 2015년 → 2022년의 성장률을 보면, 유독 군인연금이 +30% 증가로 국민연금 +74%, 공무원연금 +72% 대비 지나치게 작습니다.
- 그리고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주택연금의 대폭적인 상승을 볼 수 있습니다.
- 대한민국에서 주택은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고, 실제 최근 증여 증가는 통계에서도 확인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주택연금 증가는 주택 증여에 대한 부모 세대의 의식 전환도 엿볼 수 있습니다.
개인연금으로 살펴본 대한민국 연금 운영 분석
매년 진행하는 연말정산에서 개인적으로 저도 포함하여 제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IRP, 개인연금펀드 같은 개인연금 계좌를 이용하여 13.2% 혹은 16.5%의 세액공제를 받고 있습니다. 사실 여기서 세액공제란 최종적으로 내가 내야 할 세금이 확정된 상황에서 세금 자체를 환급해 주는 개념이기 때문에 실제 현금이 입금되는 효과와 동일합니다.
- 세전연봉 5,500만 원 이하 : 연 900만 원 연금계좌 납입 시 16.5%인 148만 5천 원 환급 효과
- 세전연봉 5,500만 원 이상 : 연 900만 원 연금계좌 납입 시 13.2%인 118만 8천 원 환급 효과
- 그리고 만 55세 이후 연금으로 개시할 때, 연간 1,500만 원 이하 수령 시 3.3% ~ 5.5%의 연금소득세만 내면 됩니다.
그런데 혹시 연말정산에서 세액공제가 되지 않는 개인연금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지요? 통상적으로 '연금보험'이라고 불리는데, 납입하는 단계에서 세액공제는 없으나, 추후 연금개시 시점에 세금이 없다는 장점을 내세웁니다. 그리고 연금보험은 100% 보험사에서만 취급하고 있습니다.
위 그림과 같이 현재 대한민국의 개인연금을 세제적격(개인연금펀드, IRP 등) vs 세제비적격(연금보험)으로 비교해 보면 2022년 기준 세제 비적격이 59%로 세제 적격대비 매우 높은 편입니다. 사실 보험사에서 운영하는 '연금보험'은 일반적으로 사업비가 통상 보험비의 10% 내외로 매우 비싼 편입니다. 그래서 5~6년이 지나도 원금을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를 매우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장점으로 내세우는 '비과세 효과는 3.3% ~ 5.5%' 정도입니다. 세액공제라는 13.2% 혹은 16.5%의 효과를 누리지 않고 얻는 효과로는 분명 효율성이 많이 떨어집니다.
분명 세제비적격(연금보험) 상품의 메리트가 객관적으로 적은데도 불구하고, 불행히도 대한민국 개인연금의 비중 쏠림이 연금보험이 매우 높다는 건 다소 충격적이기도 합니다.
그럼 이번에는 세제적격 개인연금을 보험, 신탁(은행예금), 펀드 등으로 나눠보겠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여기에서도 보험의 비중이 71%로 절대적으로 높습니다. 그나마 은행예금에 속하는 신탁보다는 펀드의 비중이 높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의 서두에서 제가 일본, 호주 미국 등과 비교 시 대한민국의 개인연금의 연간 수익률이 지나치게 낮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아래와 같이 정리가 가능합니다.
- 대한민국에서의 개인연금은 주로 '원금보장형 상품'에 집중되어 있다.
- 리스크가 크지 않은 만큼, 수익률은 낮을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 13.2% 혹은 16.5%라는 절대적으로 크다고 판단할 수 있는 세액공제가 가능한 IRP, 연금저축펀드 같은 '세제적격 상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제비적격상품'에 가입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 IRP, 연금저축펀드 같은 세제 적격 개인연금이라도, 여전히 '원금보장형 상품'에 주로 투자되는 보험사, 신탁(은행)의 비중이 너무 높으며, 상대적으로 장기적인 관점의 금융투자 비중은 지나칠 정도로 낮다.
국민연금, 개인연금, 퇴직연금, 연금저축 마무리
대한민국에서는 아직 보험사 및 은행을 통한 원금을 보장하고, 약간의 금리를 받는 형태의 금융투자가 주를 이루고 있다고 결론지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판단에 유독 대한민국에서의 위험자산이라고 불리는 주식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저조한 수익률 및 주주친화적인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 그래서 그 대안으로 부동산투자를 선택하고, 금융투자는 '원금보장형' 위주로 발전해 왔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제 금융투자에 있어 분명 변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국가별 개인연금의 수익통계가 그 증거가 될 것입니다. 퇴직 이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당장 현금화 할 수 없는 자산보다는 매달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금융자산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 방법에 있어서도 이제는 효율성을 따져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아래 글은 은퇴 이후에 현금을 매달 만들 수 있는 월고배당 ETF에 대한 설명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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