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저출산 문제는 먼 미래가 아닌 2024년 지금 이미 진행되고 있는 심각한 사회 문제입니다.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0.72명이라는 출산율의 원인이 급등한 부동산 가격 때문이라는 국토연구원에서 2023년 9월에 발표한 자료를 기반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대한민국 출산율 및 출생아수
'인구절벽' '출생아수 급감', '대한민국 소멸' 등 이런 제목의 기사가 요즘 부쩍 많이 등장합니다. 아래 그림은 1960년부터 2022년까지의 대한민국의 출생아 수를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그리고 소위 말하는 2022년 기준 출생률 0.78라는 수치는 최소한 지구상의 그 어떤 나라도 경험하거나 달성하지 못한 극한의 수치라고 하며, 인간이라면 가지고 있는 종족번식의 기본 본능조차 외부의 어떤 물리적인 요인으로 극복해 버리는 일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아래 그래프는 2022년까지만 표현되어 있으나 2023년에도 출생아는 23만 5천 명, 출산율은 0.72명으로 2022년 대비 역시 크게 감소하였습니다.
그럼 출생률 0.7이라는 수치가 왜 대한민국소멸론 이야기까지 나오는지 가정하여 시뮬레이션을 해 보겠습니다.
어느 고립된 섬에 남자 100명, 여자 100명 총 200명의 집단이 있습니다. 각각 짝을 지어 결혼을 하였고 100쌍이 탄생했습니다. 출생률 0.7을 대입하면 100쌍은 아이를 70명을 낳게 됩니다. 한 세대가 지나면 기존 200명이 70명으로 65%가 감소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위의 70명이 각각 남녀 35명씩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각자 결혼하여 이제 35쌍이 탄생하였습니다. 여기서도 출생률 0.7을 대입하면 35쌍은 24.5명의 아이를 낳게 됩니다.
결론은 200명으로 시작된 섬에서의 인구는 2세대가 지나면 24.5명으로 감소하게 됩니다. 즉 2세대가 지나면 감소율은 87.8%로 이제 이 섬은 더 이상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가 될 것입니다.
외국의 '대한민국 소멸론'이라는 말도 안 되는 기사를 접하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기분이 좋지는 않았으나 출생률 0.7을 대입해 보면 멀지 않은 미래에 대한민국에 닥칠 끔찍한 엄연한 현실입니다.
대학시절 1학년때 신나게 놀다가 3 ~ 4학년쯤 정신 차리고 열심히 공부하여 학점을 만회했다고 하는 무용담은 주위에서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인간사회에서 이미 지나간 출생률은 우리가 무언가 노력을 한다고 만회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즉 이미 지나간 과거는 현실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가 따라잡을 수 없는 것이 저출산율의 가장 무서운 포인트입니다.
대한민국의 인구 및 생산가능 인구 예상
흔히 대한민국의 인구를 상식처럼 5천만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80년~90년대 학창 시절을 보냈던 저의 경우 학교 수업시간에 대한민국의 인구는 4천만이라고 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2020년 5월에 5,184만 명을 정점으로 2024년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는 이미 인구가 감소하는 시대에 살고 있으며, 그 기간은 약 4년 정도가 지났습니다. 솔직히 꽤나 오래전부터 뉴스에서 보도되었던 어느 시골마을에 젊은이가 없다든가, 폐가가 증가한다는 내용 외에 대부분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는 아직까지 인구감소에 대해 크게 느끼지 못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을 받아야 하는 초등학교 관계자는 매우 심각하게 느끼실 겁니다.
출생아수에 대한 그래프를 아주 짧게 2012년에서 2023년까지로 확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024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은 2017년생입니다. 위 그래프와 같이 2012~ 2016년까지는 40만 중반대의 출생아 수가 유지되다가, 2017년 41만 명 → 2018년 36만 명 → 2019년 33만 명 → 2020년 30만 명 → 2021년 27만 명 → 2022년 26만 명 → 2023년 24만 명으로 이어집니다. 10년여에 걸친 점차적인 감소가 아닌 매년 1년마다 거의 10%가 출생아수가 감소한 것입니다. 심플하게 매년 10%의 학교가 없어지거나, 매년 1학년 전체의 학급수가 10%씩 줄거나, 한 반의 학생수가 10%씩 감소할 것이며, 그리고 매년 10%의 선생님들이 더 이상 필요 없게 되고, 학교에서 일하시는 분들까지 학생수 급감으로 인한 직장을 잃는 등 사회적 혼란이 너무 짧은 기간 안에 급격하게 일어날 것입니다.
미래의 먼 일이 아닌,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2024년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아마도 유치원을 운영하시는 분들은 이미 출생아수 감소를 선행적으로 경험하셨을 것이며, 불과 몇 년 전에 유치원에 당첨되기 위하여 밤새워 줄을 섰다는 뉴스도 최근에는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다들 아실 겁니다.
아래 그림은 국토연구원의 23년 9월에 발간된 '저출산 원인 진단과 부동산 정책 방향연구'에서 나온 대한민국의 2070년까지의 인구 예상입니다. 일단 2070년에 대한민국의 인구는 3,813만 명 정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일단 너무 먼 미래이니 좀 더 가까운 2024년 기준 6년 뒤인 2030년과 16년 뒤인 2040년 사이의 그래프 변화를 보시기 바랍니다. 실제 대한민국의 전체 인구는 2030년에도 5,131만 명, 2040년에도 5,006만 명으로 크게 변화는 없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급격한 노령화에 따른 생산가능 인구인 15~64세 의 급격한 감소와 65세 이상의 급격한 증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2040년이 되면, 65세 이상 비중 34% vs 15 ~ 64세 58% vs 14세 미만 8%입니다.
- 2023년의 경우, 65세 이상 비중 18% vs 15 ~ 64세 71% vs 14세 미만 11%입니다.
결론은 2024년 지금부터 16년 후인 2040년에 대한민국의 인구는 여전히 5천만 명을 유지하고 있으나, 65세 이상 인구의 비중이 34%이고, 생산가능 인구인 15~64세는 58%라는 것입니다.
그럼 다시 2040년의 생산가능 인구인 58%를 숫자로 계산하면 2,900만 명 정도가 됩니다. 그럼 과거로 돌아가 생산가능인구가 2,900만이었던 시절은 몇 년도일까요? 바로 1989년입니다. 그리고 1989년의 대한민국 인구는 4,245만 명이었습니다.
- 1989년 대한민국 총인구는 4,245만 명, 그리고 15~64세인 생산가능 인구는 2,900만 명이었음
- 2040년 대한민국 총인구는 5,006만 명, 그리고 15~64세인 생산가능 인구는 2,900만 명이 예상
그럼 좀 더 이해가 쉽도록 생산가능 인구관점에서 다시 설명드리겠습니다.
- 1989년도에는 2,900만 명이 200만 명의 어르신을 모시고, 1,126만 명의 아이들을 양육하였습니다.
- 2040년도에는 2,900만 명이 1,700만 명의 어르신을 모시고, 388만 명의 아이들을 양육할 예정입니다.
물론 소위 말하는 인당 생산성은 2040년도가 더 좋을 거라고 인정하더라도 그 부담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이러한 수치는 '노년 부양 비율'이라는 지표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노년부양비율은 65세 이상 인구를 생산가능 연령 15~64세의 인구로 나눈 것입니다.
예를 들어, 65세 인구가 100명이고 15~64세 인구가 200명이라면, 노년부양비율은 100/200 = 50% 가 됩니다.
2023년은 포스트 코로나 이후에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높아진 물가로 인하여 살기가 어려웠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여파는 특히 어르신들에게 더욱더 힘든 한 해였다고 판단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힘들었다고 다들 기억할 2023년 대한민국에서의 노년부양비율은 26%였습니다. 일하는 사람 100명이 26명의 어르신을 도와드렸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런데 위 그래프와 같이 2023년 이후에 노년부양비율의 각도는 가파르게 높아지면서 눈을 의심할 정도로 급격히 상승합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16년 뒤인 2040년에 노년부양비율은 59%입니다. 일하는 사람이 100명이 이제는 59명의 어르신을 도와드려야 하는 것입니다. 엄연히 다가올 현실이지만 그 누구도 아직 경험한 적이 없어 사회적으로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습니다. 돈도 돈이지만 우선 지하철의 노약자 좌석부터 대폭 늘려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말 저녁 홍대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이 노년층으로 가득 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과연 우리 다음 세대들은 대체 얼마나 많은 세금을 내야 하며 현재 5천만 인구 기준으로 가지고 있는 사회인프라는 유지가 가능할까요? 단순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출생률과 부동산 가격과의 상관관계
그럼 이러한 지구상에 있는 국가 중 유례가 없는 대한민국의 처참한 출생률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저출산 원인 진단과 부동산 정책방향연구'에서는 이러한 출산율의 변화는 너무나 높아진 부동산 가격과의 연관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래 그래프는 두 가지 지표를 포함하여 나타내고 있습니다.
- 첫 번째 지표는 각 연도별로 'GDP 대비 주택시가총액과의 비율'입니다. 예를 들어 GDP가 100이고, 당시 대한민국의 모든 주택의 시각총액이 200입니다. 그러면 GDP대비 주택시가총액 비율은 2배가 됩니다.
- 두 번째 지표는 '합계 출산율'입니다.
그럼 위 그래프를 국토연구언 리포트에서는 아래와 같이 해석하고 있습니다.
- IMF 외환위기에는 출산율과 'GDP 대비 주택시가총액'은 모두 감소하는 추세였음
- 아마도 이때는 IMF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출산율도 주택가격도 모두 하락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 같으며 일단 주택가격이 출산율에 영향을 준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 그리고 'GDP 대비 주택시가총액'의 급격한 상승은 크게 2번의 포인트가 있었습니다.
- 첫 번째가 2001 ~ 2005년, 그리고 두 번째가 2016년 이후 현재까지입니다.
- 2001 ~ 2005년에는 부동산 규제 완화와 함께 기존 은행들의 대출 대상이 IMF를 겪으면서 기업에서 개인으로의 변화를 지적합니다. 이에 대한 증거로 주택담보 대출이 2000년 말 54.2조 → 2006년 상반기 200.8조로 3.7배가 늘었다고 합니다.
- 그리고 두 번째인 2016년 이후부터 전세자금대출이 확대되었던 시기로 진단합니다.
- 부동산에 대한 금융공급 확대가 주택시가총액이 증가되었다는 사실을 말합니다.
그리고 최종 결론적으로 두 시기 모두 가계는 많은 비용을 주택을 매입하는 데 사용하게 되고 하필이면 이 시기에 합계 출산율은 하락했다는 공통점을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어야 할 자금이 부동산으로 유입되면서 결혼, 출산등을 선택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연령대가 다양하겠지만 만일 현재 결혼적령기이시거나 결혼은 하였으나 자녀 계획을 미루고 계신 분들 입장에서 충분히 동의가 되시는지요? 개인적으로는 자녀를 한 명만 낳아 키우고 있으며 둘째 자녀에 대하여 배우자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경제적인 이유 및 육아에 대한 부담으로 첫째 아이만 낳아 기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이러한 인구구조는 분명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우리 전체에게 재앙이 될 것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만 65세 이상 70%에 해당하는 어르신들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많은 돈은 아니지만 분명 어르신들께는 도움이 되는 국가 복지 정책입니다. 이러한 기초연금 예산이 24년도에 20조 2천억 원입니다. 그리고 24년 보건복지부의 연간 예산이 122조 4천억 원입니다. 비율로 따지면 16.5%입니다. 과연 이대로 인구구조가 지속된다는 가정하에 16년 뒤인 2040년에 필요한 기초연금 예산은 년간 물가상승률 3%를 감안하면 57조 정도가 산출됩니다. 물론 재원은 생산가능인구가 내는 세금입니다. 그런데 과연 2040년에도 이러한 복지가 가능할까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도 하고 만일 유지가 된다면 아마도 일하고 있는 세대들의 부담이 너무도 클 겁니다.
기초연금에 대한 내용을 아래 글 참조 하십시오
이미 지나간 출생률은 지금 와서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만일 지나친 부동산 가격 상승이 출생률 저하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이 리포트의 의견처럼 매우 높다면 합리적인 수준의 주택 가격으로의 회귀는 필수라고 판단됩니다. 그런데 어쩌면 이렇게 급격하게 감소하는 인구와 고령층의 증가는 결국 시장의 순수한 기능에 의하여 주택 가격 자체가 매우 크게 하락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서 순서가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됩니다. 급격한 인구 감소로 인한 자연스러운 주택가격의 하락이 과연 다시 출생률을 상승시키는 자연스러운 요인이 될까요? 그것보다는 현재의 지나치게 올라가 있는 주택가격에 대하여 정부는 과거 시행했던 인위적인 정책의 개입보다는 순수히 시장에서 가격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고, 특히 청년들을 위한 일관된 주택정책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저출산 원인 및 부동산과의 관계 마무리
개인적으로 어느덧 저도 이제는 기성세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전세로 거주하면서 그동안 가파르게 오르는 집값에 대한 결과를 보고 과거 잘못된 판단을 한 제 자신을 자책하곤 합니다. 그리나 최소한 저는 충분히 집을 구매할 수 있었던 기회는 있었습니다. 즉 잘못된 선택을 한 것뿐입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 젊은 세대들은 선택의 여지조차 없습니다. 그저 기성세대들이 올려놓은 집값을 보면서 극복할 수 없는 현실의 벽에서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 어쩔 수 없는 살기 위한 합리적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인구절벽이라는 결과는 분명 현실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팩트이지만 최소한 지금부터라도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 정책을 우리 기성세대가 마련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국토연구원의 23년 9월에 나온 '저출산 원인 진단과 부동산 정책 방향연구' 원본 파일은 아래 링크 참조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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